대학생 신분으로 사업자를 내고, 사무실에 들어간다는건 정말 가슴뛰는 일이다. 임대료를 한달에 인당 15만원씩 넣는 조건으로 진짜 사회에 창업 분야로 뛰어드는 기분은 정말 설렘반 두려움 반이었다. 그렇게 오늘로 딱 4개월 정도 됐다. 그 기간 동안 이 세상은 정말 공정하지 않고, 더러운 세상이라고 느꼈던 에피소드 두가지를 오늘 소개해 보려고 한다.
우리는 남포동에 사무실을 임대했다. 처음에 들어가면서 월세 임대료를 내기 위해 여러가지 사업 아이템을 찾아봤다. 그중 하나가 바로 깡통 야시장 입점이다. 코로나의 여파로 깡통야시장 상인을 구하고 있었고, 우리는 거기서 포르투칼 에그타르트를 팔기로 했다. 거기에 크림브륄레처럼 설탕 코팅을 얹어서. 아이템을 보여줬을때 상인회에서는 별말 없었다. 야시장 아이템과 겹치지만 않으면 된다고 했고, 주변에 빵집은 있으나, 에그타르트는 팔지 않기에 무난하게 팔 수있다고 생각했다. 학교 축제에서 공짜로 나눠주며 피드백도 받았고, 포장 박스, 단가 계산까지 한달 내내 열심이었다.
그렇게 준비를 끝내고, 야시장 시장조사를 가서 상인들 인터뷰를 해봤는데 이게 뭐지? 싶었다.
그곳 반장이라는 사람은 30대 중반쯤에 금목걸이한 한눈에 봐도 껄렁거리는 걸음거리를 지닌 남자였다.
상인들 인터뷰에도 심드렁하고, 서류를 제출해서 들어온게 아닌, 지인들로 들어온 것 같았다. 그때부터 뭔가 쎄한 기분이 들더니...
아니나 다를까 서류에서 통과하지 못했다. 주변에 빵집이 있다는 이유였다. 애초에 에그타르트를 팔지도 않는 빵집이고, 야시장에도 와플이나 빵종류가 많으나 그건 오래되서 괜찮단다..ㅎ
그래서 다른 아이템으로 보완해서 다시 신청하겠다고 하니 이제는 자리가 없단다.
남아있는 판매 매대를 봤다고 하니 잠시 당황하더라. 그러고 난 답변이 여분으로 남겨 놓은것이란다.
애초에 자리가 없으면 서류를 왜 받은 것인가?
알고 보니까 사업자를 안내도 장사하고, 현금장사만 하며, 세금도 잘 안내는 그런 곳이었다. 그러다 보니 애초에 정부와 함께 운영하지만, 관리를 하지 않는 곳이었고, 그렇게 우리는 허무하게 쫓겨났다.
교수님의 소개로 디자인 회사 대표님과 협업할 기회를 얻었다. 우리 쪽팀에는 영업과 마케팅에 재능이 있는 팀원이 있었고, 디자인 회사 대표님이 외주를 하면서 알게된 여러 제조 업체에서 상품을 가져오면, 우리는 그걸 파는 구조였다. 재고걱정은 하지말고 자기들이 원가로 사올테니 판매만 잘하라고 하셨다. 처음 상품을 선택할때 디자인회사 대표님이 샴푸가 잘팔린단다. 그래서 우리는 믿고 샴푸를 팔기 위해, 시장 조사, 단가 계산, 온 오프라인 판매전략을 세웠고, 디자인 회사에서는 거기에 맞는 랜딩 페이지 제작이나 소개 가이드 북 등 디자인에 맞는 요소를 제작해주기로 했다. 근데 그 과정에서 생각보다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가져온 샴푸 자체의 단가가 너무 높아 고급화 전략을 세우는 과정에서 할일이 많이 생겼다.
그러다 마지막 회의에서 마진을 다 줄테니 그냥 사입을 해서 팔라는거 아닌가? 100개만 해보면 자기도 낀단다.
참.. 듣고 어이가 없었다. 대학생들이랑 일한다고, 만만하게 굴때는 언제고 샴푸를 직접 사입을 해서 팔라니? 그럼 애초에 디자인 회사랑 할 이유가 뭐가 있을까? 세상 친절한척 하더니 할일 많아지니 발빼는 아주 파렴치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사입해서 물건 팔거면 그냥 도매시장이나, 도매 사이트에 들어가서 물건도 우리가 찾아 팔면된다. 애초에 상품성 없는 샴푸를 고르지도 않았을 것이다. 참.. 할말이 없었다.
(야 대학생 상대로 그러고 싶냐? 나다 싶으면 제발 보면 찔려라.)
나는 이런 어른이 되지 말아야겠다라고 생각했고, 뭐든 혼자 스스로 설 힘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리고 난 누군가에게, 특히 나중에 나 같은 대학생을 만나면 절대 이러지 말아야겠다라고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창업이라는 큰 도전을 앞둔 대학생에게 이런 짓을 하고 싶을까? 애기들 사탕 뺏어먹는 어른이랑 뭐가 다른가? 오히려 의지를 불태웠고, 성공해서 당당하게 앞에 서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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